4월이 다가오면서 드롭박스 유료 결제가 끝나는 시점이 다가왔다. 예전 같으면 그냥 연장했겠지만 문제는 돈이었다... 달러가 너무 올라서 연간 결제 가격이 체감상 훅 올라간 느낌... 계산해보니 지금 드롭박스를 1년 더 쓰는 비용이랑 중고 NAS를 하나 사서 직접 구축하는 비용이 거의 비슷한 수준까지 와버렸다.
그리고 클라우드에 내 데이터를 맡기는 게 은근히 찝찝하기도 했고, 이참에 로컬 백업이랑 외부 접속 환경을 직접 만들어보자는 생각이 들어 NAS 구축을 결심했다.
사실 NAS를 설치하기 전까지만 해도 NAS가 정확히 뭔지 몰랐다(물론 지금도). 그동안 드롭박스나 구글 드라이브 같은 클라우드 서비스만 써왔지 네트워크에 직접 연결해서 쓰는 저장장치가 어떤 구조인지, 어떤 식으로 동작하는지도 모른 채 그냥 뭔가 고급 사용자들이 쓰는 장비 정도로만 생각했다.
AI 모델을 직접 돌리고 개발 환경도 어느 정도는 익숙하지만, 이런 물리적인 장비나 네트워크 쪽은 솔직히 거의 손대본 적이 없었다. 그래서 처음에는 NAS라는 말만 들어도 뭔가 진입장벽이 있어 보이고, 괜히 어렵지 않을까 싶어 망설였던 것도 사실이다. 그런데 막상 이것저것 찾아보고 실제로 설치를 해보니까, 생각보다 그렇게 복잡한 건 아니었다. 특히나 ipTIME 같은 입문자용 NAS는 대부분의 설정 과정을 마법사 형태로 안내해주기 때문에, 클릭 몇 번만으로 꽤 그럴싸한 저장소 환경을 만들 수 있다. 직접 해보니 NAS도 결국은 하나의 작은 컴퓨터고, OS가 있는 저장장치일 뿐이구나 라는 생각이 들더라.
그래서 이번 글에서는 NAS를 전혀 몰랐던 입장에서, 어떻게 장비를 골랐고, 설치하고, 기본적인 환경을 구축했는지 내가 겪은 시행착오와 함께 정리해보려고 한다.
1. 설치 - ipTIME NAS 2 Dual + 하드디스크 3TB x 2
NAS도 종류가 참 많은데 처음부터 너무 비싼 모델로 가기엔 부담스러워서 입문용으로 평가가 괜찮은 ipTIME NAS 2 Dual 모델을 눈독들이고 있었는데, 마침 1년 사용한 기기가 당근에 싸게 올라온게 아닌가... 냉큼 가서 집어왔다.
듀얼 베이라서 하드디스크 2개를 장착이 가능했고, RAID 1 구성이 가능하다는 점도 마음에 들었다. 데이터 안정성을 조금이나마 확보할 수 있으니까.
하드 역시 당근에서 구매했다. 기업용으로 쓰이는 enterprise용 HDD 3TB 중고 제품을 단돈 4만원에 팔길래 어쩔수 없었다. 물론 새 제품이면 더 안심되긴 하겠지만, 일단은 테스트 겸 중고로 구성했다. (싸잖아 한잔해)
장착은 정말 간단했다. 나사를 몇 개만 풀고, 하드를 넣은 뒤 다시 고정시키면 끝이었다. 본체에 랜선을 꽂고, 전원만 켜면 같은 네트워크 안에 있는 기기에서 바로 인식된다. 입문자용 NAS답게 하드웨어적인 설치는 크게 어려운 부분이 없었다.
2. 구축 - ipDISK로 간편하게 세팅
설치가 끝났다면 이제 소프트웨어적으로 NAS를 세팅해야 한다. ipTIME NAS는 자체 웹 관리 페이지가 있어서 브라우저로 NAS IP에 접속하면 초기 설정을 바로 진행할 수 있다.
운영체제는 ipTIME에서 만든 전용 NAS OS인데, 사실 큰 기대는 안했는데 생각보다 잘 만들어져 있었다. UI도 직관적이라 NAS를 처음 써보는 입장에서도 전혀 어렵지 않았다.. 주요 기능들이 정돈돼 있어서 필요한 설정을 쉽게 찾을 수 있었고, 무엇보다 ipTIME 공유기를 사용해본 사람의 입장에서 UI가 익숙해서 적응하기 편했.
그리고 아무래도 이번에 구입한 NAS와 하드디스크가 모두 중고이다 보니, 언젠가 하드 하나쯤은 맛이 갈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어서 RAID 1 구성을 선택했다. RAID 1은 두 개의 하드디스크에 똑같은 데이터를 복제해서 저장하는 방식이라 하나가 고장 나더라도 데이터를 잃지 않을 수 있다. 물론 총 용량은 절반으로 줄어들지만, 안정성을 우선으로 두기로 했다(나중에 중요한 데이터 날리고 후회하는 것보단 이게 낫지…).
파일 접근 방식은 크게 두 가지로 나뉘는데,
- 윈도우에서 네트워크 드라이브로 연결해서 로컬 디스크처럼 사용하는 방법
- ipDISK 기능을 활용해서 클라우드처럼 사용하는 방법
나는 두 가지 방식 중에서 첫 번째인, 윈도우에서 네트워크 드라이브로 연결하는 방식을 사용하고 있다. 이 방법은 NAS를 마치 컴퓨터에 연결된 외장하드처럼 사용할 수 있어서 익숙하고 편리했다. 설정도 어렵지 않았다. 윈도우 탐색기에서 \\NAS의 IP 주소로 접속하면 NAS에 생성한 공유 폴더들이 보이는데, 원하는 폴더를 우클릭해서 "네트워크 드라이브 연결"을 선택하면 내 PC에 하나의 드라이브처럼 바로 붙는다. 이렇게 연결해두면 파일 탐색기에서 별도 프로그램 없이도 NAS의 파일을 자유롭게 읽고 쓸 수 있어서 꽤 만족스럽다. 딱히 드롭박스 같은 클라우드 서비스가 그립지 않을 정도로 자연스럽게 로컬처럼 쓸 수 있다.
그리고 웹 브라우저나 전용 앱을 통해 외부에서도 접속 가능하기 때문에, 회사나 밖에서도 NAS에 저장된 파일을 불러올 수 있다. 스마트폰 앱도 지원되는데, ipDISK 앱을 설치하면 NAS에 바로 접속해서 파일을 업로드하거나 다운로드할 수 있다. 사진 백업 같은 기능도 있어서 드롭박스 대체용으로 딱이다.
요약하자면
- RAID 1 구성은 마법사 방식으로 손쉽게 설정 가능
- 네트워크 드라이브로 연결해서 클라우드처럼 NAS 사용 가능
- 모바일 앱 지원으로 스마트폰에서도 접근 쉬움
- NAS OS 자체가 직관적이고, 초보자도 쉽게 따라갈 수 있음
다음 글에서는 이 NAS를 외부에서 접속할 수 있도록 설정하면서 겪었던 고난과 삽질의 기록(?)을 써보려고 한다. 포트포워딩부터 DDNS, 그리고 보안 문제까지… 생각보다 쉽지 않았던 그 여정을 이어서 공유해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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